세대 생략 증여 1조 5천억 충격 미래 투자일까 세금 꼼수일까

[기획] 미성년 손주 부동산 증여, 5년간 1조 5천억 원… 세대생략 증여의 명과 암

미래를 위한 투자인가, 세금 절약의 꼼수인가?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조부모가 자녀를 건너뛰고 미성년 손주에게 직접 증여한 부동산 가치가 무려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산 상속의 형태를 넘어, 부동산 시장과 세금 제도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태어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0세 아동에게도 연간 약 40건, 평균 2억 원 상당의 부동산이 증여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세대생략 증여’는 우리 사회의 자산 대물림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요?

‘세대생략 증여’, 왜 주목받고 있을까?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9,299건의 세대생략 증여를 통해 미성년자가 1조 5,371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취득했습니다. ‘세대생략 증여’란 조부모가 부모를 거치지 않고 직계비속, 즉 손자·손녀에게 직접 재산을 넘겨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전통적인 ‘조부모→부모→손주’의 두 단계를 건너뛰어 ‘조부모→손주’로 바로 증여가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러한 방식의 가장 큰 유인은 바로 증여세 절감 효과입니다. 부모 세대에서 한 번, 그리고 손주 세대로 넘어갈 때 또 한 번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 경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상당한 금액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많은 조부모들이 이를 통해 손주들의 미래를 미리 준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세금 부담은 줄지만, 가산세는 주의해야

하지만 이러한 세대생략 증여에는 맹점도 존재합니다. 부모가 살아있는 경우, 산출세액의 30%가 가산세로 붙습니다. 또한, 미성년 손주가 20억 원을 초과하는 고액의 증여를 받을 경우에는 40%의 가산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억 5,0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를 부모에게 물려주고, 이를 다시 손주에게 증여하는 두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면 각 단계마다 증여세가 부과되지만, 세대생략 증여 시에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는 대신 가산세라는 또 다른 형태의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세금 절약을 목적으로 섣불리 결정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세금 부담과 가산세 요건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미성년 자산 취득, 사회적 시사점은?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히 세금 문제만을 논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자산 격차 문제와 미래 세대의 경제적 자립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젊은 세대가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조부모 세대의 적극적인 자산 이전은 손주들의 미래를 위한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증여가 특정 계층에만 집중된다면 자산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앞으로 부동산을 통한 세대 간 자산 이전 방식과 그에 따른 세금 정책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해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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